솔직히 저는 AI 산업이 이렇게까지 우리 일상의 주머니 사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줄 몰랐습니다. 최근 노트북을 바꾸려고 알아봤는데 가격이 예전보다 20~30% 정도 올라 있더라고요. 스마트폰도 곧 그렇게 될 거라는 뉴스를 보고 나니, 국가 경쟁력이 올라가는 건 좋지만 개인 입장에서는 솔직히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이건 단순히 가격 문제만이 아니었습니다.
AI 인프라 경쟁과 메모리 가격 상승
전 세계가 지금 AI 시대의 핵심 자원인 메모리 확보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GPU를 확보하고 데이터센터를 짓기 위해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천문학적인 금액을 쏟아붓고 있죠. 한국은행과 대한상의 세미나에서 최태원 회장이 밝힌 내용을 보면, 우리나라가 AI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7년 안에 20기가와트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건설해야 하는데, 이에 필요한 비용이 약 1400조 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1기가와트당 70조 원이 드는데, 이걸 7년 안에 집행해야 한다는 계산입니다.
문제는 이런 대규모 투자가 결국 메모리 수요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키면서 일반 소비자용 제품 가격까지 끌어올린다는 점입니다. 제가 직접 경험한 것처럼 PC, 노트북, 스마트폰 가격이 동반 상승하고 있죠. 메모리 수출이 호황이라는 뉴스는 반갑지만, 정작 제 호주머니에서는 더 많은 돈이 나가는 상황입니다. 국가 전체로 보면 산업 경쟁력 강화이지만, 개인 입장에서는 생활비 부담이 커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입니다.
최 회장은 이런 막대한 투자금을 어떻게 조달할지가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습니다. 한국만의 자금으로는 불가능하고, 해외 투자를 끌어들이려면 한국 AI 산업이 충분히 매력적이어야 한다는 것이죠. 그러려면 경쟁력 있는 기업들을 많이 만들어내고, 정부는 인프라 정책으로 뒷받침해야 합니다. 시장 속도도 문제입니다. 중국은 휴머노이드 로봇 하나 만드는 데 6개월이면 되지만, 우리는 1년 걸린다고 합니다. 리소스도 적은데 속도까지 느리면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개인도 누리는 AI 정보 접근성 향상
한편으로는 AI 덕분에 긍정적인 변화도 체감하고 있습니다. 저는 요즘 출근길에 AI에게 전날 미국 주식 시장이 왜 올랐는지 내렸는지 물어봅니다. 어떤 기업이 실적을 발표했고, 얼마나 벌었는지 정말 쉽게 알려주더라고요. 매일 아침 뉴스 요약도 받고, 궁금한 내용은 바로바로 질문해서 답을 얻습니다. 예전에는 이런 정보를 얻으려면 여러 사이트를 돌아다니거나 전문가 리포트를 찾아봐야 했는데, 이제는 AI 하나면 충분합니다.
이건 단순히 편리함을 넘어서 정보 격차를 줄이는 의미가 있습니다. 개인 투자자들도 약간의 시간과 노력만 투자하면 각종 투자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게 됐습니다. 과거에는 기관과 개인 사이에 정보 격차가 컸는데, 이제는 그 간극이 많이 좁혀지고 있다고 느낍니다. 물론 AI가 제공하는 정보의 질과 해석 능력에서는 여전히 차이가 있겠지만, 최소한 접근성 측면에서는 민주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최 회장도 AI 시대에는 조직 구조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AI를 실제로 사용하고 이해하는 젊은 세대가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AI 거버넌스를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SK그룹은 젊은 임원들에게 AI 기반 조직을 만들고 운영하는 실험을 과감하게 맡기고 있다고 합니다. 기존 의사결정 시스템이 AI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게 아니라서, 지금은 비효율이 많이 존재하는 상황입니다. 이걸 빠르게 개선하는 조직이 경쟁에서 살아남을 것입니다.
AI 책임 문제와 제도 정비의 필요성

하지만 제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따로 있습니다. AI가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거나 틀린 정보를 줄 때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느냐는 문제입니다. 지금 생성형 AI 서비스들을 보면 "이 정보는 실수를 할 수 있다"는 면책 문구가 떡하니 붙어 있습니다. 일단 책임을 회피하고 보는 거죠. 이렇게 해서 어떻게 믿고 사용할 수 있을까요? 금융 투자 조언을 AI가 했는데 손해가 났다면, 의료 정보를 AI가 잘못 제공해서 문제가 생겼다면, 법률 판단을 AI가 내렸는데 잘못 됐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세미나에서도 이 문제가 논의됐습니다. 대출 결정이나 투자 결정을 AI가 자동으로 하게 할 것인가, AI 판사를 인정할 것인가 같은 질문들이죠. 최종 책임을 AI에게 맡길 수 있느냐는 아직 논란이 많습니다. 서포팅 도구로는 쓸 수 있지만, 최종 결정과 책임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제 생각에도 단순한 문제가 아닙니다.
그렇다면 지금부터라도 AI 책임에 관한 제도를 정비해야 합니다. 1400조 원을 쏟아붓는 인프라 투자도 중요하지만, 그에 맞는 법적·제도적 장치를 함께 마련해야 일반 국민들이 믿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최 회장이 지적한 것처럼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5년 후면 마이너스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고, 그렇게 되면 회복 불가능합니다. AI가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지만, 그러려면 기술 개발만큼이나 제도적 보완이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여러 노이즈가 있지만 가야만 하는 길이라면, 보완할 것들을 챙겨가며 가야 합니다.
AI 시대는 이미 시작됐고, 되돌릴 수도 없습니다. 국가 차원에서는 막대한 인프라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고, 기업들은 조직을 AI 중심으로 재편해야 합니다. 개인 입장에서는 당장 호주머니가 얇아지는 아픔도 있지만, 정보 접근성이 높아지는 혜택도 동시에 누리고 있습니다. 중요한 건 이 모든 변화 속에서 책임과 윤리 문제를 놓치지 않는 것입니다. 기술이 아무리 빨라도 제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신뢰를 잃게 되고, 신뢰 없이는 지속가능한 성장도 없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