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초 호르무즈해협 봉쇄 뉴스가 터지고 코스피가 급락했을 때, 저는 일부 종목을 저점에서 매수했습니다. 다만 가진 현금이 얼마 없었습니다. 하지만 3월 17일 어제, 그 종목들을 다시 매도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전쟁 발발 초기 급락 이후에는 바로 반등이 온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번만큼은 좀 달라 보였기 때문입니다. 하르크섬 공격, 지뢰 설치 예고 등 상황이 예측 불가능하게 흘러가고 있었고, 심지어 제가 근무 중인 회사에서 취급하는 오일류 수급까지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협력업체 사장님은 전쟁으로 인해 오일류 공급망이 막혔으니 추가 발주를 주면 물량을 확보해 보겠다는 취지였습니다. 얼마 전 자동차 기름값이 연이어 인상된 것도 모자라, 이제 산업용 오일까지 영향을 받을 정도라니 뭔가 문제가 있기는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쟁 리스크와 시장 변동성의 관계
시장에서는 전쟁이 발발하면 초기 급락 이후 반등하고, 이후 변동성을 주면서 점차 전쟁이 어떻게 전개될지 판단하는 시간으로 들어간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입니다. 이번 중동 전쟁도 비슷한 패턴을 보였습니다. 첫 번째 악재가 나왔을 때 큰 폭으로 하락한 뒤 반등했고, 이후 변동성을 보이면서 시장이 경기 영향을 가늠하는 국면으로 접어들었습니다.
여기서 변동성(Volatility)이란 주가가 얼마나 크게 오르내리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클수록 변동성도 커집니다. 실제로 미국의 변동성 지수인 VIX는 '공포 지수'로도 불리는데, 전쟁 발발 직후 급등했다가 점차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출처: CBOE).
그런데 제가 주말 동안 여러 뉴스를 살펴본 결과,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에게는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허용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인도와 중국 등 우호 국가 선박은 통과시키고, 위안화로 결제한 유조선도 통과할 수 있다는 얘기였습니다. 이걸 보면서 이란도 무조건 막장으로 가려는 건 아니구나, 정치적 판단을 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가지려는 의도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에 지뢰를 5,000~6,000개 정도 설치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지만, 중국과 인도 선박을 통과시키려면 일부 지역에만 지뢰를 설치해야 하므로 대량 설치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완전히 봉쇄할 줄 알았는데, 이란도 나름의 전략적 계산을 하고 있다는 점이 좀 의외였습니다.
투매 가능성과 방어선 관리
미국 시장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S&P500 지수를 일봉으로 보면 박스권을 깨고 내려가는 상황이었고, 5,200~6,200 정도까지 하락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조정(Correction)과 하락(Decline)의 차이입니다. 조정이란 고점 대비 10% 이내 하락을 의미하고, 그 이상 떨어지면 하락으로 분류합니다.
만약 S&P500이 6,300 아래로 떨어지면, 이것은 단순 조정이 아니라 본격적인 하락으로 간주되어 투매가 나올 수 있습니다. 투매(Panic Selling)란 투자자들이 공포에 휩싸여 보유 주식을 급히 던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월가에서는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방어선을 설정하고 시장을 지키려는 움직임을 보입니다(출처: Federal Reserve).
제 경험상 이런 때는 정말 조심해야 합니다. 2020년 팬데믹 때도 급락 이후 빠르게 원위치했지만, 그 이후에는 조정을 보이며 횡보했습니다. 당시 연기금이 약 5조원을 저점 매수했다가 몇 달 뒤 정확히 5조원을 다시 팔아버렸다는 자료를 봤습니다. 즉, 급락 시 체리 피킹한 물량은 반등 시 정리하고, 원래 보유하던 종목은 그대로 가져가는 전략이었던 겁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저처럼 급락 시점에 매수한 물량이 있다면, 반등했을 때 이익 실현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그리고 원래 보유하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같은 우량주는 그대로 들고 있으면서, 현금 비중을 30~40% 정도 유지하며 변동성에 대비하는 겁니다.
핵심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급락 시 체리 피킹한 물량은 반등 시 정리
- 우량주 중심의 핵심 포트폴리오는 장기 보유
- 현금 비중 30% 유지하며 추가 변동성 대비
금리와 유동성 리스크
단기적으로는 전쟁 리스크를 걱정하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금리와 연관된 시장 유동성 문제가 더 큰 변수입니다. 전쟁이 장기화되면 유가가 오르고, 이는 인플레이션(Inflation)으로 이어집니다. 인플레이션이란 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으로, 화폐 가치가 떨어지고 생활비 부담이 커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인플레이션이 심화되면 중앙은행은 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유럽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는데, 만약 금리가 오르면 전쟁이 끝나도 주식 시장은 회복하기 어렵습니다. 금리 인상은 기업 대출 비용을 높여 투자를 위축시키고, 개인 소비도 줄어들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이미 시중 금리가 높은 상태라 부채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큽니다. 금리가 높으면 신규 신용 창출이 어려워지고, 기업들의 자본 지출도 줄어듭니다. 여기서 신용 창출(Credit Creation)이란 은행이 대출을 통해 새로운 돈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말하는데, 금리가 높으면 이 과정이 막혀 경제 전체의 유동성이 줄어듭니다.
솔직히 이 부분은 저도 좀 걱정됩니다. 단순히 전쟁이 끝나면 다 괜찮아질 거라는 낙관론도 있지만, 금리 문제는 생각보다 오래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합니다. 지금은 전쟁이 트리거가 되어 자본 시장의 신용 시장에서 동맥경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점, 즉 유동성이 어느 순간 뚝 끊길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결국 시장이 바라는 건 이번 주 내로 전쟁이 극한까지 가서 클라이맥스를 찍고 끝나는 겁니다. 양측이 최대한의 공격을 보여주고 나면, 투자자들은 "이제 최악은 지났다"고 판단하고 저점 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고 전쟁이 길어지면서 금리까지 오르는 상황이 되면, 시장은 상당히 오랫동안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지금은 시장이 관망 모드로 들어간 상태입니다. 저점을 찍었다고 확신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여기서 더 빠질 거라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이럴 때는 추격 매수나 저가 줍줍을 하라고 하지만,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이번 주는 차분하게 시장을 지켜보는 한 주가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저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잘 알지 못하고, 잘하지도 못합니다. 참아야 할 때 기다리고, 매수해야 할 때 용기를 내야 하는데, 저는 이와 반대로 행동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느끼는 감정과 생각을 정리하며 기록으로 남기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이해가 되시죠? 저와 비슷하신가요?
사실 방법론은 수많은 전문가, 유튜버, 책에서 좋은 말씀을 하시니 그런 분들의 이야기를 귀담아듣는 걸 추천합니다. 특히 주식 고전이나 피터 린치, 워런 버핏 같은 분들의 책을 읽어보면 주옥같은 말들이 우리를 지켜줄 겁니다. 이건 저한테도 해당되는 말입니다. 일희일비하면서 매일 시황을 챙기거나, 지금이 바로 매수 기회라고 부추기는 말은 조금 경계하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금은 증시에서 한 발짝 물러서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좋은 기업, 실적 좋은 기업들은 이미 다 알고 계시잖아요? 변동성이 줄어들 때까지 관망하다가, 어느 정도 실마리가 잡히고 바닥을 다지기 시작할 때 상승 초입에 매수하면 되는 거 아닐까요? 이렇게 생각 하나, 행동 하나 정리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할지 하나씩 정리해 봅시다. 내 마음이 포모(FOMO)와 계속 오르는 기름값에 불이 붙어 타들어가지만, 내 호주머니도 타들어갑니다. 하지만 지금은 인내가 실력이고 관망이 답입니다.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보세요. 같이 힘을 내봅시다. 지금 이 시기도 언젠가는 지나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