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요즘 아침마다 주식 계좌를 확인하면서 한숨부터 나옵니다. 5500만원에서 4999만원으로 바뀐 제 계좌를 보면서 '한 달 월급이 날아갔구나' 싶은 헛헛함과 동시에 '곧 회복되겠지'라는 희망 사이에서 흔들리고 있습니다. 최근 중동 정세 불안(미국-이란 전쟁)으로 시장이 요동치면서 제 마음도 함께 파도를 타고 있는데요, 이럴 때일수록 투자 철학을 다시 점검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업사이드가 아닌 다운사이드를 먼저 보는 이유
여러분은 주식을 살 때 무엇을 먼저 보시나요? 저는 솔직히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HBM을 납품하면 대박 나겠지"라는 업사이드(상승 여력)만 보고 투자했던 적이 많습니다. 여기서 업사이드란 주가가 오를 수 있는 긍정적 요인을 의미하는데요, 반대로 다운사이드는 주가가 떨어질 수 있는 위험 요인을 뜻합니다.
그런데 제가 최근 깨달은 건 이겁니다. "(표적항암제)임상 실험 통과하면", "(HBM4)신제품 대박 나면" 같은 조건부 투자는 그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을 때 계좌가 파란불로 물들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삼성전자를 바라보는 제 시각이 그랬었습니다. 그 유명했던 삼성전자가 HBM납품이 아니라 퀄테스트조차 못 하고 있었고, 파운드리도 일감이 없으니 미래가 어둡겠다고 판단했었습니다. 그때는 누구나 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나요?
그런데 전문가들의 투자 접근법은 정반대입니다. "엔비디아에 공급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임상 실패해도 기존 파이프라인이 튼튼할까?"처럼 안 돼도 괜찮은지를 먼저 확인합니다. 이렇게 다운사이드를 먼저 막아놓으면 크게 잃을 일이 없어집니다. 저도 이제는 투자 전에 "이 주식이 떨어져도 버틸 만한가?"를 먼저 물어보려고 합니다.
주식 시장에서 변동성 지수(VIX)라는 게 있습니다. 여기서 VIX란 투자자들이 향후 시장을 얼마나 불안하게 전망하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흔히 '공포 지수'라고도 불립니다(출처: 시카고옵션거래소). 최근 중동 사태로 VIX가 급등했을 때 제 계좌도 함께 흔들렸지만, 다운사이드를 체크했던 종목들은 비교적 덜 떨어졌습니다.
기대수익률을 낮춰야 오래 살아남는다
제 친구는 코인으로 큰돈을 벌었다며 자랑합니다. 제 귀에는 자랑처럼 들립니다. 2000만원이 몇 배로 불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솔직히 부럽습니다. 그럼 저는 왜 7%씩 복리로 굴리며 10년을 기다려야 할까요? 딸 학원비도 내야 하고 차도 바꿔야 하는데 말입니다. 집은 또 언제 사냐고요?
하지만 현실을 직시하면 이렇습니다. 워렌 버핏의 연평균 수익률이 19%인데, 제가 그를 이길 수 있을까요? 미국 S&P 500 지수의 평균 수익률이 10% 정도인데, 빌 게이츠와 일론 머스크가 투자한 기업들의 평균을 제가 이길 수 있을까요? 여기서 S&P 500이란 미국 증시에서 시가총액 기준 상위 500개 기업의 주가를 평균한 지수로, 미국 경제 전체의 건강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벤치마크입니다.
반면 한국 코스피 지수의 연평균 수익률은 약 3% 수준입니다(출처: 한국거래소). 그렇다면 제 목표 수익률은 3%에서 14% 사이 어딘가, 즉 7% 정도가 현실적입니다. 52의 법칙으로 계산하면 7% 복리 수익률로 약 10년이면 원금이 2배가 됩니다. 여기서 52의 법칙이란 72를 수익률로 나누면 원금이 2배가 되는 기간이 나온다는 금융 공식입니다. 쉽게 말해 72÷7=10.3이므로, 연 7% 수익이면 약 10년 후 2배가 되는 것이죠.
제가 15년차 외벌이 직장인으로서 느낀 건, 높은 기대수익률은 결국 잡주와 테마주, 단타로 이어지고 계좌만 시퍼렇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조급한 마음이 투자의 가장 큰 적이더라고요. 이성적, 산술적으로는 7%가 맞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감정적으로는 친구의 비트코인 수익률이 부러운 게 인간의 본능 아니겠습니까.
내 재무 목표는 정확히 얼마인가
여러분은 정확히 얼마를 모으고 싶으신가요? 막연히 "10억", "30억" 이렇게 숫자만 던지시진 않나요?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진지하게 계산해봤더니 의외로 많은 돈이 필요하지 않더라고요.
제 은퇴 후 필요한 생활비를 역산해봤습니다.
- 월 필요 생활비: 약 300만원
- 국민연금 예상 수령액: 월 100만원
- 퇴직금 2억원의 연 5% 현금 수익: 월 100만원 (2억 × 0.05 ÷ 12)
- 현재 자산 5천만원이 14년 후 2억이 되면 여기서도 월 100만원 (연 5% 기준)
이렇게 산술적으로 계산하니 월 300만원이 만들어집니다. 물론 갑작스러운 퇴사, 일정 변경 등 여러가지 변동사항 및 노이즈가 있을 수 있어서 안전마진을 두려면 투자와 부업으로 원금(눈덩이)을 더 키워야겠지만요.
여기서 ROE(자기자본이익률)라는 개념을 알아두면 좋습니다. ROE란 기업이 주주의 돈으로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익을 냈는지 보여주는 지표인데요, 개인 재무에도 비슷하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 제가 가진 자본(5천만원)으로 얼마나 효율적으로 수익을 내느냐가 결국 제 재무 목표 달성 속도를 결정하는 거죠.
막상 글로 적어보니 생각보다 많은 돈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왜 제 마음은 급해지는걸까요? 왜 다른 사람과 비교할까요? 그건 인간의 본능이자 집단생활에서 비롯된 굴레라고 생각합니다. 메타인지, 즉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아는 게 투자에서도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저는 부자들이 정말 부럽습니다. 부자로 잘 살고 싶습니다. 그게 바로 저입니다. 이렇게 저를 되돌아보며 성찰하고 있는 사람도 저입니다.
위험 싫어하는 사람을 위한 실전 전략
저처럼 주식이 무서운데 돈은 벌고 싶은 분들, 어떻게 하면 될까요? 평소에는 예금으로 3~4% 이자를 받다가, 시장에 큰 사건이 터져서 지수가 20~30% 폭락했을 때만 코스피 ETF나 S&P 500 ETF를 사는 겁니다. 여기서 ETF란 Exchange Traded Fund의 약자로, 여러 주식을 한 바구니에 담아 거래소에서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게 만든 상품입니다.
2~3년에 한 번씩만 이렇게 해도 평균 연 10%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단, 섹터 ETF(방산, 반도체 등)는 조심해야 합니다. 방산 ETF를 산다는 건 결국 방산 개별 주식을 직접 사는 것과 결과가 비슷하거든요. 안전하게 가려면 국가 전체 지수를 추종하는 ETF가 답입니다. 한국이 성장하는 만큼, 미국이 성장하는 만큼 돈을 버는 구조입니다.
다만 신흥국 ETF는 환율 리스크를 고려해야 합니다. 베트남이나 인도 주식으로 수익을 내도 원화로 환전하면 환차손으로 수익이 줄어들 수 있으니까요. 역사적으로 신흥국 통화는 달러 대비 약세를 보여왔습니다(출처: 국제통화기금).
저는 40대 아빠로서 회사도 열심히 다니고 투자 공부도 하고 있으니 미래가 밝다고 믿습니다. 믿고 싶습니다. 여러분도 제 경험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중요한 건 남과 비교하지 않고, 제 재무상 목표를 명확히 하고, 다운사이드를 먼저 체크하는 습관입니다. 이 세 가지만 지켜도 계좌는 훨씬 덜 흔들릴 겁니다. 조급한 마음을 다스리는 게 공부보다 어렵지만, 그게 결국 투자의 승패를 가르는 보스전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 글은 개인적인 투자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금융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 결정은 본인의 판단과 책임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