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하루 만에 7% 급락했습니다. 452포인트라는 역대 최대 낙폭이었죠. 저는 그날 설연휴 동안 공부했던 하이닉스를 추가 매수했습니다. 메모리 가격 상승이 실적에 반영될 거라는 확신이 있었거든요. 하지만 제 매수 이후에도 주가는 계속 떨어졌고, 결국 10% 넘게 하락한 채 장을 마감했습니다. 와이프에게는 내색하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내가 너무 성급했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손절라인, 주식 매수 전에 정해야 하는 이유
손절은 주식을 사는 순간부터 함께 정해야 합니다. '왜 이 주식을 사는가'와 '언제 팔 것인가'는 세트로 가야 하죠. 여기서 손절이란 손실을 확정하고 주식을 매도하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더 큰 손실을 막기 위해 미리 정한 가격에서 주식을 파는 겁니다.
손절라인을 정하는 방법은 투자자마다 다릅니다. 원금 대비 -10% 또는 -20%로 설정하는 분도 있고, 고점 대비 하락률로 정하는 분도 있습니다.
저처럼 하이닉스를 40만 원대에 사서 100만 원까지 올랐던 분이라면, 고점 대비 -15% 같은 기준이 더 합리적일 수 있죠. 또 지수 대비로 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시장 전체가 7% 빠졌는데 내 주식이 17% 빠졌다면, 그 10% 차이는 해당 종목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출처: 한국거래소). 문제는 손절라인을 정해놓고도 실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저도 이번에 그랬거든요. 회사 실적이 좋으니까 언젠가는 오르겠지, 라는 생각에 그냥 버티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손절은 본능에 역행하는 행위입니다. 내 실패를 인정하고, 손실을 눈앞에서 마주해야 하니까요. 야구공이 날아올 때 눈을 감는 것처럼, 위험을 회피하려는 본능 때문에 손절 버튼을 누르기가 어려운 겁니다.
미국이란전쟁 충격, 코스피만 유독 많이 빠진 이유
미국과 이란의 전쟁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글로벌 증시가 동시에 흔들렸습니다. 하지만 다른 나라 증시는 대부분 1% 내외 하락에 그쳤고, 일본도 3% 수준이었죠. 반면 우리 코스피는 7%가 넘게 폭락했습니다. 이틀 치를 합쳐 소화한다고 해도 4% 정도면 충분한데, 실제로는 그 두 배 가까이 빠진 겁니다.
여기서 변동성 지수(VIX)를 봐야 합니다. VIX란 투자자들이 향후 시장을 얼마나 불안하게 보는지 나타내는 지표로, 흔히 '공포 지수'라고 불립니다. 전쟁 리스크가 실물 시장, 특히 에너지 가격에는 확실히 영향을 줬습니다. 유가와 가스 가격이 올랐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야 하는 선박 20여 척이 멈춰 섰죠. 하지만 글로벌 자본 시장은 "이 리스크가 경기 침체나 파국으로 번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출처: 한국은행).
그런데 우리는 왜 이렇게 많이 빠졌을까요? 제가 직접 겪어보니, 과도한 패닉셀이 겹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실물 리스크는 인정하되, 그게 10이라면 우리는 20이나 30만큼 두드려 맞은 셈입니다. 그 차이만큼은 회복될 여지가 있다는 뜻이기도 하죠. 저는 설연휴 때 하이닉스가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실적이 개선될 거라는 확신으로 매수했는데, 정작 시장은 단기 리스크에만 과도하게 반응했습니다.
하이닉스 추가 매수, 그때 제가 놓친 것
저는 하이닉스 주가가 밀리는 걸 보고 "기회다"라고 생각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HBM(고대역폭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하이닉스의 시장 점유율도 높아지는 추세였으니까요. HBM이란 AI 서버나 고성능 컴퓨팅에 쓰이는 초고속 메모리 반도체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데이터를 엄청나게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곳에 필수적인 부품이죠.
하지만 제가 놓친 건 바로 '확인'이었습니다. 저점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은 맞지만, 저점을 예측해서 들어가는 게 아니라 저점을 확인하고 들어가야 했습니다. 예를 들어 7% 빠진 다음 날 시장이 안정되고 2~3% 회복하는 모습을 보인 후 매수했어야 했던 거죠. 그런데 저는 떨어지는 칼날을 맨손으로 잡으려고 했습니다. 실제로 제 매수 이후에도 주가는 계속 하락했고, 결국 10% 이상 빠진 채로 장을 마감했습니다.
유명한 투자자들을 보면, 아무리 좋은 회사라도 정해놓은 가격 아래로 떨어지면 매도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다시 바닥을 다지고 횡보를 거쳐 상승할 때를 기다리죠. 저는 방망이를 마구 휘둘렀습니다. 주가가 계속 오르니 조급해졌고, 그 조급함을 견디지 못한 겁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하이닉스의 펀더멘털(기업의 기본 체력)은 여전히 좋지만, 제 진입 타이밍이 너무 성급했습니다.
손절과 매수, 둘 다 결국 대응의 문제입니다. 전망은 틀릴 수 있지만 대응은 원칙을 세워둘 수 있습니다. 저는 이번 일로 두 가지를 배웠습니다. 첫째, 주식을 살 때 손절라인을 미리 정하고, 그 라인에 도달하면 본능을 거스르고 실행해야 한다는 것. 둘째, 저점 매수는 예측이 아니라 확인 후에 해야 한다는 것. 오늘 밤이라도 본인만의 손절라인을 정하시길 권합니다. 그리고 내일 시장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확인한 후 다음 행동을 결정하세요. 저도 이제부터는 조급함을 내려놓고,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는 투자자가 되어보려 합니다.